“조선시대 병풍의 모습을 되찾은 보물 <신·구법천문도> 최초 공개”국립민속박물관 파주 보물 <신·구법천문도> 특별전 《장황 복원粧䌙復原 그리고 또 다른 보존, 복제複製》 개최
이번 특별전은 낱장 형태이던 보물 <신·구법천문도>를 원래의 병풍 장황으로 복원하고, 복제본을 제작하는 과정을 담은 전시이다. 조선시대 병풍의 모습을 되찾은 보물 <신·구법천문도>와 그 복제본을 처음으로 대중 앞에 공개한다.
5주간의 특별전 후에는 안전한 보존·관리를 위해 원본은 수장고에 보관하고, 복제본은 국민의 문화 향유권 확대를 위해 2025년 10월 19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열린 보존과학실로 옮겨서 전시할 예정이다.
□ 동서양의 천문도 융합 <신·구법천문도>는 조선에서만 제작된 독특한 천문도로, 동서양의 천문지식이 융합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소중한 천문도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1995년 천문도가 박물관에 들어온 후, 2000년에 보존처리를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과정에서 이 천문도가 조선의 전통적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와 영조 대에 새로 만든 서양식 천문도인 <황도남북양총성도(黃道南北兩總星圖)>를 함께 담은 조선 후기 천문도임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는 원래의 모습을 추정할 자료가 부족해서 병풍으로 만들지 못하고 최소한의 보존처리만 했다. 2001년에 그 가치를 인정하여 보물로 지정하면서 이러한 양식의 천문도를 <신·구법천문도>라고 이름 지었다.
4~7폭에는 신법(新法)이라고 부르는 <황도남북양총성도>가 있다. 이것은 각각 황도를 기준으로 천구를 반으로 나눠 황도의 북극과 남극을 중심으로 별자리를 그린 것이다.
마지막 8폭의 <일월오성도>는 위에서부터 해, 달, 토성, 목성, 화성, 금성, 수성을 그리고 옛 이름을 함께 기재했다. 여기에는 망원경으로 관찰할 수 있는 특징을 묘사하고 있다.
□ 원래의 옷을 입히기 위한 ‘병풍 장황(粧䌙)’ 연구 우리가 옷을 입듯, 그림이나 글씨도 옷을 입는다. 그것을 ‘장황’이라고 하는데, 그림이나 글씨를 감상하거나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족자나 병풍 등으로 다양하게 꾸미는 형식, 형태, 기술을 모두 일컫는 말이다. 병풍의 장황은 단순히 서화(書畫)를 꾸미고 보호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화의 전체적인 구도나 분위기를 결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감상할 때 그림이나 글씨 못지않게 중요하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신·구법천문도>의 병풍 장황 연구를 시작하면서, 총 9건의 <신·구법천문도>가 국내·외에 현존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채색 재료 성분과 도상 분석 등 과학적인 분석으로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보물 <신·구법천문도>가 현존하는 <신·구법천문도> 중 시기가 가장 앞선 것 중 하나임을 알게 되었다.
2000년 첫 번째 보존처리 과정에서 남겨놓은 병풍 속틀 종이와 직물 편이 병풍 복원의 계기가 되었다. 병풍 속틀 종이로 원래의 병풍 크기와 구조를 파악했고, 병풍을 꾸몄던 직물 편으로 장황 재료의 재질, 색상, 크기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추가로 필요한 부분은 다른 <신·구법천문도>를 참고해 병풍 장황을 설계했다. 장황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보존처리와 병풍 복원을 진행해서 장황 복원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과정은 영상으로 제작해 특별전과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 내 영상채널에서 볼 수 있다.
□ 또 다른 보존, ‘복제(複製)’ 서화나 섬유, 목재와 같은 유기물로 된 문화유산은 온·습도와 빛에 민감해 손상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존을 위해 보존환경이 잘 갖춰진 수장고에서 휴식이 필요하다.
박물관에서는 좀 더 많은 사람이 소장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복제품으로 만들기도 한다.
<신·구법천문도>도 이런 이유로 복제품을 만들었다. 특별전 이후에는 안전한 보존·관리를 위해 원본은 수장고에서 보관하고, 복제본은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열린 보존과학실에서 2025년 10월 19일까지 전시할 예정이다. 곽희숙(ktnpre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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