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투데이뉴스=박경태 기자]  남자 20세이하 대표팀이 나이지리아를 꺾고 4강에 오르며 2019년 폴란드 대회 준우승의 영광 재현에 성큼 다가섰습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20세이하 대표팀은 한국시간5일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 20세이하 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 전반 5분 터진 최석현의 헤더 결승골을 잘 지켜 나이지리아를 1대0으로 승리하였습니다.

이로써 대표팀은 오는 9일 오전 6시 라 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이탈리아와 4강전을 벌입니다.

이로써 한국은 1983년 멕시코 대회(4강), 2019년 폴란드 대회(준우승)에 이어 20세이하 월드컵 통산 세 번째이자 두 대회 연속 4강에 올랐습니다. 

더불어 2002년 한일월드컵(4강)과 2012년 런던올림픽(동메달)까지 더하면 FIFA 주관 남자대회에서 5번째로 4강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김은중 감독은 에콰도르와의 16강전과 비교해 3명이 달라진 라인업을 내세웠습니다. 

에콰도르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대전하나시티즌소속 배준호가 벤치에서 시작했고, 대신 FC서울에서 뛰고있는 강성진이 선발로 나섰습니다. 

수비진에서는 부산아이파크소속 최예훈 대신 대전하나시티즌소숙 배서준이 왼쪽 측면 수비수, 인천유나이티드소속 박현빈대신 경남FC소속 이찬욱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게 지난 경기와 달라진 점이었습니다.

한국은 전반에 나이지리아의 파상 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전반 추가시간이 되기 전까지 이렇다 할 슈팅 한 번 때리지 못하고 나이지리아의 공격을 허용하였습니다.

전반 중반에는 나이지리아의 빅토르 에후와 엘레투가 시도한 두 차례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겨나거나 골키퍼 김준홍에게 막혔습니다.

조직적인 수비로 위기를 넘긴 한국은 전반 막바지에 힘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전반이 끝나기 직전에는 가장 좋은 찬스를 잡은 대표팀은 전반이 끝나기 직전 가장 좋은 찬스를 잡은 대표팀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캡틴 이승원이 내준 패스를 강성진이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아쉽게도 공이 위로 뜨고 말았습니다.

전반을 0대0으로 마치자 김 감독은 후반에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강성진이 빠지고 배준호가 교체 투입하였고, 한국은 후반 14분 이영준이 아크 정면에서 왼발 터닝슛을 시도하며서서히 분위기를 가져오기 시작했습니다.

김은중 감독은 후반 16분과 22분 박현빈과 이지한, 후반 29분 최예훈과 황인택을 동시에 투입하며 기회를 노렸으나 아쉽게도 정규시간 동안 골은 터지지 않았습니다.

연장에 접어든 한국은 이번 대회 빛을 발하고 있는 세트피스로 한발 앞서나갔습니다. 에콰도르전 결승골과 판박이였습니다. 

연장 전반 5분 이승원이 왼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을 최석현이 가까운 포스트로 쇄도하며 뛰어올라 머리로 방향을 바꿔놓았고, 이 공은 반대편 골문으로 향해 날아가 꽂혔습니다.

이승원은 이번 대회서 세트피스로만 4개의 도움을 기록했고, 수비수 최석현은 두 경기 연속골을 넣었습니다.

한 골 차로 뒤진 나이지리아의 거센 반격이 남은 시간 동안 이어졌습니다. 나이지리아의 우메 임마누엘이 연장 후반 5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시도한 오른발 슈팅은 크로스바를 스치듯 벗어났고, 연장 후반 추가시간 시도한 슈팅은 다행히 옆그물에 맞았습니다. 결국 한국은 한 골차 리드를 끝까지 잘 지켜 4강행을 확정하였습니다.

이날 벤치에서는 한없이 차분하고 냉정한 모습을 보여주던 김은중 U-20 대표팀 감독도 선수들이 투혼을 불사르며 4강에 진출하자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김은중 감독은 4강행이 확정된 직후 인터뷰에서 첫 소감을 미처 다 밝히기도 전에 울고 말았습니다.

그는 “양 팀 모두 조심스러운 경기를 했다. 체력적으로 힘들었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어려운 경기였다. 이 또한 이겨내 준 21명의 선수들에게...”라고 말한 뒤 울컥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김 감독은 8강전을 앞두고 강조한 점에 대해선 “가장 중요한 것은 집중력 싸움이다. 그래서 우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국의 힘을 보여준다고 하면 충분히 이길 거라 생각했다. 

선수들이 잘 버텨줘 좋은 성과가 나왔다”며 다시 한번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습니다.

무엇보다 김은중 감독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선수들이 잠재력을 최대치로 이끌어낸 점을 감격스러워 했습니다.

2019년 준우승을 차지한 폴란드 대회 당시에는 에이스이자 스타 플레이어 이강인을 중심으로 선수단이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이번 대회는 눈에 띄는 에이스가 없는 탓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은중 감독은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고, 우리 선수들에 대해 잘 몰라서 속상했는데 나를 포함한 코칭스태프를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이 고맙다. 충분히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인데 주목 받지 못하면서 그것조차도 꺼내지 못하고 인정 못 받아 마음이 아팠다.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을 진심으로 대해줬고 선수들은 잘 따라와줘 지금 최고로 잠재력을 끌어냈다. 정말 대단하고, 앞으로 한국 축구의 미래가 될 것 같아 고맙고 대단하다”며 인터뷰를 마쳤습니다.